코리아를 명품 브랜드로…
[이코노믹리뷰 2005-04-07 09:33]


독도 문제로 반일 감정이 드높은 요즘, 온 국민의 나라 사랑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정치권은 물론이고 기업들도 저마다 나라사랑을 표방하며 ‘애국심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연히 ‘코리아’에 대한 온 국민의 애정도 한껏 고양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코리아 사랑 열풍이 얼마나 갈까 하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껏 달아올랐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식으로 금세 식어 버리고 마는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편에선 독도 문제에 대해 흥분하면서 다른 한편에선 기회만 있으면 이민을 떠나려 하는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이 같은 지적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나라 이름인 ‘코리아’를 브랜드로 쓰는 코리아닷컴 입장에서 이 냄비근성을 관찰해 보면 문제의 원인은 ‘코리아’라는 브랜드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애정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동안 우리가 애국심을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생각하고 일방적으로 강요해 오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국민을 ‘코리아’ 브랜드의 고객으로 보고 국민이 ‘대한민국’ 브랜드를 사랑하고 자주 이용하며 나아가 자긍심을 느끼게 할 수는 없을까? 아마도, 이런 고민은 코리아닷컴과 대한민국 정부가 똑같이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일관된 브랜드의 지향성을 가지고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브랜드 구축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브랜드 소비자에게 자긍심을 심기 위해서는 때론 눈앞의 이익이나 편리함을 버리고 정도를 지키는 일도 필요하다.

코리아닷컴은 지난해 포털 업계에서 최초로 사이트 내 유해광고를 전면 중단했다. 당장 매출 손실이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는 옳은 결정이었다. 유해광고 중단 결정에 대해 고객들의 격려와 성원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사이버상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나, 커뮤니티에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는 사이버 아이템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며, 추첨을 통해 실제 태극기를 나눠 주는 행사도 하고 있다.

언뜻 보면, 이 같은 활동은 수익이 안 되는 일에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것 같지만, 이런 활동들 때문에 고객들이 ‘코리아닷컴’ 브랜드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국 브랜드 가치에 대한 투자인 셈이다.

우리 정부도 코리아 브랜드를 관리하는 데 있어,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그래야만 ‘코리아’가 독도 문제 같은 사건이 있을 때만 반짝 스타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품 브랜드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손주원(코리아닷컴 대표)
■ 1961년생/ 84년 성균관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87년 쌍용 입사/ 98년 쌍용 광쩌우 지사장/ 2000년 4월 알리바바코리아 대표이사/2002년 8월~현재 코리아닷컴 커뮤니케이션즈 대표